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운영위원장, 대한 화학회 회장, 기초과학단체협의체 회장을 역임하고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다. 과학 분야 스테디셀러인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번역했고 ‘이덕환의 과학 세상’을 저술하는 등 30여 권의 책을 냈다.
강연, 방송 출연,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과학 주제들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태양광 발전을 둘러싸고 경제성, 환경오염, 특혜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주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를 만나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교수는 “과학 기술과 경제에 무지한 사람들이 이념적 시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태양광·풍력은 미래 에너지…지금은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 정부가 태양광·풍력 확대로 2025년까지 일자리 3만 8천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 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면 안 된다. 에너지 산업은 생산산업이 아니라 생산성을 창출해주는 기반산업이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에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것은 인건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그만큼 연료비가 비싸지고 산업 생산성은 떨어진다. 이는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전기료가 오르면 물건값은 다 올라간다.”
•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전에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전기요금을 안 올릴 수 없다. 한전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회사라 적자를 계속 내면 증시에서 퇴출당하고 그 후유증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정부가 한전의 경영상태를 정상화해줘야 되는데 그 유일한 방법이 전기요금 인상이다.”
•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원전은 위험하니까 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자동차, 비행기, 휴대폰도 위험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건 그걸 극복할 기술과 제도에 투자할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관리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정부는 탈원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60~70년 투자해서 만든 창원 기계 산업이 무너져내리고 있고 두산중공업은 문 닫게 생겼다.”
“원전 수출부터 끊어졌다. 우리나라가 UAE(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지어 놓고도 관리를 못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체코에 원전을 팔겠다고 하는데, 국민 안전이 걱정돼서 우리는 안 쓰겠다는 기술을 체코에는 괜찮으니까 써보라고 하는 게 과연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인가. 윤리적으로 하면 안 되는 일이다.”
• 이 교수 이야기대로라면 정부 정책에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력 있는 원전을 버리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 원전은 위험하고 더럽다는 식의 주장을 확산하면서 그 뒷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덕적 해이는 조만간 신적폐가 될 것이다.”
• 태양광·풍력은 친환경에너지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는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거품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태양광·풍력의 경우는 지나치게 과장됐고 기술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정부에 의해 과도하게 포장됐다.”
“사실 친환경이란 말도 성립될 수 없다. 인간을 위해서 자연에 있는 에너지를 쓰는데 환경적 영향이 전혀 없다는 기적 같은 일은 기대할 수 없다.”
•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너지 저장장치)에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던데?
“여기서 말하는 ESS는 휴대폰에 쓰는 배터리를 수십만, 수백만 개 합쳐 놓은 거다. 대규모 저장은 불가능하다.
‘상온 초전도체’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전기를 저장한다는 건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에너지 전환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한 방안은?
“태양광·풍력은 우리가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미래 에너지지 지금 당장 우리가 쓸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된 에너지가 아니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과속하면 안 된다. 에너지 생산 방법이 다양하지 않고 석유, 석탄은 언젠가 고갈될 수 있어서 새로운 에너지원은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자원도 없고 기술도 없는 경우에는 속도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
태양광 보급과정에 도덕적 해이 심각…환경파괴 비난 면치 못할 것
• 태양광 패널이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하는데 국산과의 가격 차이 때문인가?
“태양광 패널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패널은 중국이 자국 내에 설치하는 것보다 한 세대 이전 제품이다.”
• 재고를 덤핑하는 것인가?
“덤핑 정도가 아니라 중국이 과잉생산으로 거의 버리다시피 하는 걸 주워 온다. 한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부터 태양광 산업 중간 업자들까지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태양광 확산의 주역인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며칠 전 구속됐다. 서울시뿐 아니라 모든 지자체에 큰 손들이 있다.
이들이 중국의 싸구려 재고품을 마구 들여와 전국의 태양광 시설을 다 쥐고 흔들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국내 태양광 부품 기업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중간 업자들 배만 불리고 있다.”
• 정부가 나서서 국내기업을 보호해줘야 하지 않나.
“우리 정부는 그럴 의지가 전혀 없는 게 확실하다.”
• 수상 태양광 때문에 수질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고 한다.
“수질오염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실한 설비다. 직접 가보면 놀라울 정도의 엉터리 제품을 간신히 물 위에 띄워 놨는데 몇 년만 지나면 다 부서진다.”
• 그런데 환경론자들이 반대하는 목소리가 안 들린다.
“정부가 말하는 환경은 구호다.
우리나라 환경운동은 90년대 말 동강댐에서 시작했다. 당시 동강댐 반대 운동했던 사람들이 다 80년대 운동권이다.
전문성도 없고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 엄청난 숫자의 시민단체들이 알맹이도 책임감도 없이 그저 맹목적으로 앵무새처럼 환경, 안전을 외치고 있다. 환경을 외치면서 환경을 망가트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이 가능한가?
“아직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15년쯤 사용한 제품을 업자들이 뜯어서 아프리카로 보내면서 재활용한다고 말한다. 기부나 할인 명목으로 주지만 사실은 쓰레기를 주는 거다. 이런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
[인터뷰] “성급한 태양광 발전 추진은 에너지 안보에 불리”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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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50년 이전에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지하고, 태양광·풍력 발전량을 2018년 대비 64배로 키워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급격한 방안이다.
태양광·풍력을 급격히 늘려도 전기 공급이 모자라, 중국·러시아 전기를 수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반면 탈(脫)원전 정책은 현행대로 유지해 23% 수준인 원전 발전 비율을 7%로 떨어뜨린다는 방침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탈석탄, 탈원전을 동시 추진하면 전력 공급 안정성이 떨어지고, 탄소 감축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